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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슈 히타의 진짜 매력 (명소, 술 저장고, 맛집 추천)

by info-47 2025. 4. 18.

히타 마메다마치 거리

 

일본 오이타현의 소도시 히타는 아직 한국에 많이 알려지지 않은 ‘숨은 보석’ 같은 여행지입니다. 저는 작년 봄, 큐슈 여행 중 우연히 들르게 된 히타에서 너무도 잔잔하고 감동적인 시간을 보내고 돌아왔습니다. 이 글에서는 제가 직접 경험한 히타의 명소, 감성 가득한 카페, 그리고 소도시 여행만의 진짜 매력을 담아 소개드리겠습니다. 한적한 일본 여행을 계획하고 계시다면 이 글이 분명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명소 - 에도시대 분위기를 간직한 마메다마치 거리

히타에서 가장 먼저 들른 곳은 마메다마치 거리(豆田町)입니다. 여긴 에도시대 분위기를 그대로 간직한 거리로, 17세기부터 번성했던 상업지구입니다. 실제로 지금도 당시 상인들이 살던 전통 가옥이 고스란히 남아 있고, 문화재로 등록된 건물들도 많습니다. 도로 양옆엔 수제 과자점, 일본 전통 공예품 가게, 유서 깊은 사케 양조장까지 있어 걸으면서 둘러보는 재미가 정말 쏠쏠했습니다.

히타 쿤쵸 술 저장고 – 시간과 향기를 품은 공간

마메다마치 거리를 걷다 보면, 목조건물이 이어진 골목 끝에서 특별한 공간을 만나게 됩니다. 바로 300년 전통을 지닌 쿤쵸 술 저장고(薫長酒造, Kuncho Brewery)입니다.

이곳은 1702년에 설립된 전통 사케 양조장이며, 현재는 일부 공간을 ‘술 박물관’으로 개방해 여행자들에게 사케 문화의 깊이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겉보기엔 조용한 목조 건물처럼 보이지만 안으로 들어서면, 시간의 결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창고와 작업 공간들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단순한 전시가 아니라 실제 사용되던 목제 도구들과 발효통들이 남아 있어, 그 공간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역사의 무게가 느껴졌습니다.

쿤쵸 술 저장고는 단지 사케를 만드는 장소를 넘어, 히타 지역의 자연, 사람, 문화가 술이라는 매개체로 엮인 공간이라는 느낌을 주었습니다. 이곳의 사케는 히타 지하수 샘물로 만들어져 깔끔하고 풍미가 깊습니다.

관람을 마친 후에는 사케 시음도 가능합니다. 저도 시음을 해보았습니다. 향은 다채롭고 맛은 은근하게 퍼지며, 입안에 남는 여운이 긴 것이 특징입니다. 술을 잘 모르더라도 직원분이 하나하나 친절히 설명해 주시니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습니다.

출구 쪽에는 소형 기념품 숍도 마련되어 있는데, 다양한 병 디자인의 사케뿐만 아니라 술잔, 술로 만든 디저트, 지역 특산물 등도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유자향이 감도는 ‘쿤쵸 유즈 사케’를 하나 사 와서, 한국에 돌아와 가족들과 함께 나누었습니다. 선물용으로도 정말 추천하고 싶은 술이었습니다.

쿤쵸 술 저장고의 입장료는 무료이며, 별도의 예약 없이 자유롭게 관람 가능합니다. 특히 역사와 문화에 관심 있는 분들, 그리고 일본 전통주에 대한 호기심이 있으신 분들에게는 더없이 알찬 여행지가 될 거라 생각합니다.

맛집 - 히타마부시 센야

히타마부시 센야(千屋)는 히타에서 장어덮밥으로 유명한 맛집입니다. 센야의 대표 메뉴인 히타마부시는 나고야의 히츠마부시에서 유래한 요리로, 구운 장어를 밥 위에 올려 다양한 방법으로 즐길 수 있는 장어덮밥입니다.​

히타마부시 센야는 오이타현 히타시 마메다마치에 위치해 있으며, 전통적인 일본 가옥 스타일의 외관과 아늑한 내부 분위기로 방문객들에게 인기가 많습니다. 특히, 장어덮밥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장어와 감칠맛 나는 특제 소스가 어우러져 깊은 풍미를 자랑합니다.​

장어덮밥은 세 가지 방법으로 즐길 수 있습니다. 첫째, 그대로 먹어 장어 본연의 맛을 느끼고, 둘째, 유자 후추, 무즙, 파, 와사비 등과 함께 다양한 풍미를 경험하며, 셋째, 따뜻한 육수를 부어 오차즈케 스타일로 마무리합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한 그릇의 장어덮밥을 다양한 맛으로 즐길 수 있어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히타마부시 센야는 히타역에서 도보로 약 10분 거리에 있어 접근성이 좋으며,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영업합니다. 인기 있는 맛집이므로 방문 시 대기 시간이 있을 수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히타를 방문하신다면 히타마부시 센야에서 장어덮밥을 맛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전통적인 분위기 속에서 깊은 맛의 장어덮밥을 경험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여행 - 느리게 걷는 히타의 진짜 매력

히타 여행의 묘미는 뭐니 뭐니 해도 '느림'입니다. 도시 규모가 작기 때문에 관광지는 대부분 도보로 이동이 가능하고, 그 덕분에 마음껏 여유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골목을 걸으며 너무 고즈넉한 포토스폿에서 사진을 찍으며 작은 찻집이나 공방, 오래된 가게들을 하나씩 발견하는 재미가 참 좋았습니다.

참고로 히타는 JR 큐다이 본선을 통해 후쿠오카나 유후인에서 이동하기 쉬워 당일치기나 1박 2일 코스로도 적당합니다. 저는 렌터카를 타고 갔지만 유후인에서 히타까지 JR 열차를 타고 약 1시간 10분 정도 걸린다고 하며, 열차 창밖 풍경도 한 편의 영화 같아 전혀 지루하지 않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이 도시의 가장 큰 매력은 '사람들'입니다. 가게 주인분들이나 지나가던 현지 어르신들이 한국인 여행자에게도 친절하게 말을 걸어주시고, 길도 직접 안내해 주셔서 정말 따뜻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이런 정서적인 환대는 대도시 여행에서는 쉽게 느낄 수 없는 히타만의 특별함이었습니다.

결론: 히타, 내 마음 속 일본 소도시 1순위

히타는 겉보기엔 작고 조용한 도시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깊고 따뜻한 매력을 지닌 곳입니다. 전통이 살아 숨 쉬는 거리, 감성 넘치는 카페, 그리고 친절한 사람들까지. 조용히 쉬어가고 싶은 순간, 히타는 분명 좋은 선택이 될 것입니다. 짧게 다녀왔지만 여운이 깊게 남았던 히타, 여러분도 언젠가 꼭 한 번 직접 느껴보시길 추천드립니다.